Catnip : 캐트닙? 캣닙? 깻잎???

1st | 2018.03.04

Catnip : 캐트닙? 캣닙? 깻잎???

고양이 마약이라 부르는 Catnip,

사람들은 고양이가 Catnip에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 생각하면서도, 박하에 취하는 것은 신기하게 생각한다.
Catnip이 박하 종류인데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고양이에 대한 적은 관심은 이런 곳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Catnip 그리고 박하에 대한 이야기이다.

박하 잎과 박하꽃, 고양이는 '제리꼬', 2016.06.04

(Catnip은 '캣닙'보다는 '캐트닙'으로 표기하는 것이 더 유력해 보여 이하 글에서는 모두 '캐트닙'으로 통일함)

1. 캐트닙? 캣닙? 깻잎???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캐트닙 냄새에 고양이는 한마디로 '뿅' 간다.
좋아서 어쩔 줄 모르며 뛰어다니기도 하고, 데굴데굴 구르기도 한다.

캐트닙에 들어 있는, 주로 박하와 같은 꿀풀과의 정유 속에 존재하는 네페탈락톤(nepetalactone) 성분이 고양이에게 행복감을 유발하여, 고양이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일종의 기분전환제가 된다.

출처 : 다이소몰, 펫모닝 캐트닙재배세트

고양이(cat)가 물기(nip) 좋아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catnip(캐트닙)을 일반적으로 '개박하'라 번역하지만 이는 옳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개박하'는 박하향은 나는데, 박하는 아닌 식물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일반적으로 영어 사전에서는 캐트닙catnip)을 개박하라 번역하지만, 정확히 ‘박하 향이 나는 야생 박하 종류’를 통칭하는 것으로 설명하는 것이 옳다.

개박하(Nepeta cataria)는 박하 향이 풍부한 박하속(Mentha)과 인접하는 분류군이지 동일한 종이 아니다. 깻잎은 들깨(Perilla frutescens var. japonica)의 잎이다.
들깨는 개박하와는 전혀 다른 종이고, 박하와 계통분류학적으로 가까운 근연종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박하 [Pepper-like field mint, ハッカ, 猫薄荷] (한국식물생태보감 1, 2013. 12. 30., 자연과생태)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430868&cid=46686&categoryId=46694


캐트닙은 원산지가 유럽·북아메리카·서아시아·중국인 박하류에 속하는 허브이다.
고양이가 물어뜯는다고 해서 캐트닙이라 하며, 영국에서는 생울타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들풀이다.

[두산백과] 캐트닙 [catnip]

http://www.doopedia.co.kr/doopedia/master/master.do?_method=view&MAS_IDX=101013000878756

캐트닙

통화식물목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 원산지가 유럽·북아메리카·서아시아·중국인 박하류에 속하는 허브이다. 고양이가 물어뜯는다고 해서 캐트닙이라고도 하고, 고양이가 좋아한다고 해서 캐트민트라고도...
 

고양이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우리가 캐트닙이라 부르는 녀석의 정체는, 개박하가 아니라 대체로 우리의 '박하'와 비슷한 녀석이거나 사촌쯤 되는 녀석이다.

그럼 아예 천연 '박하'를 고양이에게 주면 어떨까?

박하를 아주 좋아하는 우리집 고양이 '줄멍'

우리집 마당에는 박하가 모여 피어있는 곳이 있다.

우리집 '줄멍'이 가장 좋아하는 자리이다.

마당에서 더 놀겠다고 집 안으로 들어오지 않으려는 '줄멍'을 유인하는 방법으로도 박하가 사용된다.
박하 줄기를 하나 끊어 손가락으로 문지른 후, 줄멍이를 유혹하면 졸졸 잘도 따라 온다.

겨울이 되어 집안에 들여놓은 박하 화분은 바로 절단이 났다.
우리 고양이이 두 마리가 번갈아가며 물어뜯어 박하가 뿌리째로 뽑혀 버렸다.

단골 동물병원의 '하양이', 역시 '박하'냄새를 매우 좋아한다.

어머니께서 박하를 살짝 만졌던 손으로 단골 동물병원의 냥이(하양이)를 쓰다듬어 주었던 적이 있다.
그때 이 고양이가 보여 주었던 평소와는 다른, 데굴데굴 구르는 등의 이상행동에 깜짝 놀랐다가, 그 원인이 손에 남아있던 '매우 미미한' 박하향 때문이었음을 알고 한 번 더 놀랐다.

한국의 고양이에 대한 일반의 지나친 무관심은, 외국의 자료들로부터 만 고양이의 습성을 배울 수 있게 만들었다.
그것이, 쉽게 구할 수 있는 '박하'씨앗을 찾지 못 하고, 굳이 '캐트닙'을 찾아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씁쓸하다...

2. 뽕쟁이 고양이를 위한 계절이 시작되다.  (2017년 3월)

세상에서 가장 잘 생긴 우리집 고양이 '줄멍'(당시 만 2.5세)은 자유고양이(길고양이) 출신이다.
대추나무 아래에 앉아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던 줄멍이는 동네를 누비며 놀던 그 시절부터 익혔던 바로 그것을 이내 기억해 내고야 만다.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집고양이 '줄멍', 2017.03.25

앵두나무 앞에서 이제야 싹을 내밀고 있는 천연 박하

앵두나무 앞에서 박하 잎들이 이제 머리를 내밀기 시작한다., 2017.03.25

사람 가족이 집안에 놓아주었던 캣그래스로 만족해야 하던 시절은 이제 끝났다.
줄멍이는 더 이상 그 귀리싹을 찾지 않아도 된다.

이곳이 우리집에서 박하가 모여 자라는 곳이다. '줄멍'의 단골 파티장이기도 하다., 2017.03.25

저 작은 박하 잎도 손으로 문지르면 진한 박하향이 난다.
줄멍이의 뽕쟁이 본능은 이 어린 박하 잎을 찾기 시작한다.

본격적으로 박하 잎을 흡입하기 시작하는 '줄멍'(노란색 범무늬)에게 관심을 보이는 11개월령 자유고양이 '보리'(검은색 범무늬), 2017.03.25

옆을 지나가던 자유고양이 '보리'(11개월령)가 관심을 보이자, 이미 박하에 취하기 시작한 '줄멍'은 이 녀석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이미 박하 향에 취하기 시작한 '줄멍'(좌)은 옆에서 알짱대는 '보리'에게 펀치 한 방을 날린다., 2017.03.25

1년 터울 친동생인 집고양이 '제리꼬'가 옆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줄멍이의 뽕 파티는 절정에 이른다.

1년 터울 집고양이 동생 '제리꼬'(우)가 지켜보는 가운데 '줄멍'의 박하 파티는 계속된다., 2017.03.25

오래간만에 맛보는 박하 향에 '줄멍'은 심하게 행복해진다.

박하 향에 완전히 취해버린 집고양이 '줄멍'(좌)과 그를 바라보는 동생 '제리꼬', 2017.03.25

'줄멍'의 요란한 2017년 최초의 박하 파티는 이렇게 10분이 넘게 지속되었다.


 
'줄멍'이 떠난 그 자리...
조용히 옆에서 지켜보던 '제리꼬'가 그 뒤를 잇는다.

집고양이 '제리꼬'가 제 형이 떠난 그 자리에서 남아있는 박하 잎을 찾는다., 2017.03.25

  
'제리꼬'는 다짐한다.
"나도 형처럼 훌륭한 뽕쟁이가 될 거야!"

3. 뽕쟁이 고양이에게도 레벨이 있다. (2017년 4월)

베테랑 뽕쟁이 고양이 우리집 '줄멍 선생'께서 오늘도 그의 뽕파티장으로 납신다.
바위취와 박하가 함께 섞여 있는 곳, 선생께서는 어느 것이 박하인지 정확히 알고 계신다.

며칠 동안 아껴두었던 박하들이 그 사이 많이 자라났다.

베테랑 뽕쟁이 고양이 '줄멍'이 박하의 상태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 위쪽에 보이는 바위취는 관심 대상이 아니다., 2017.04.15

줄멍 선생께서는 오늘 흡입할 박하를 낙점하시고는 천천히 오늘의 파티를 시작하신다.

오늘의 박하와 함께 시작되는 '줄멍'의 뽕파티, 2017.04.15

선생께서는 박하를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를 아주 잘 아신다.
선생은 베테랑이시기 때문이다.

10분 정도 만 이렇게 또 다른 행복에 빠져 본다. 저게 바로 베테랑 뽕쟁이의 표정이다., 2017.04.15

줄멍 선생의 조카뻘인 자유고양이(길고양이) '제동'도 관심을 보이자, 줄멍 선생께서는 아낌없이 지도에 나서신다.
참 좋은 것 가르친다.  쯔쯔쯔~~~

만 1년 생 자유고양이 '제동'(우)도 뽕파티에 관심을 보인다. 지도에 나서고 있는 베테랑 '줄멍'(좌), 2017.04.15

베테랑의 지도 덕분인지 초보 뽕쟁이 '제동'도 금세 박하에 익숙해진다.

박하의 구분법부터 배운 초보 뽕쟁이 '제동', 2017.04.15

박하를 잘 다룰 줄 모르는 초보 뽕쟁이의 자세는 베테랑과 사뭇 다르다.
이 깔끔하기 그지없는 숙녀가 자신의 목에 흙이 잔뜩 묻어 버린 줄도 모르고 박하에 취해 버렸다.

초보에게 박하의 향은 너무 강했다. 강약 조절에 실패한 초보 뽕쟁이 '제동', 2017.04.15

아직은 뭔가 부족한 자세의 초보 뽕쟁이 제동의 박하파티는 제한시간인 10분을 훌쩍 넘겨 버린다.

초보 뽕쟁이 '제동'의 박하파티가 끝나고 지쳐 쓰러진 모습, 2017.04.15

줄멍 선생의 한 살 터울 친동생인 '제리꼬'는 제 형의 어깨너머로 뽕파티를 배웠다.
그런데, 줄멍 선생께서 제대로 알려주시지 않아, 어느 것이 박하인지 아직도 헷갈린다.

제리꼬는 어제의 아픈 기억 때문에 뽕파티를 바로 시작하기가 약간 겁이 난다.

'줄멍'의 친동생인 '제리꼬'에게는 아직 풀들의 구별이 쉽지 않다., 2017.04.15

제리꼬는 그 전날, 어느 화분에서 박하 비슷한 녀석을 발견하고 조심스럽게 뜯어 먹어 보았다.
그리고는 역시 자신의 선택은 옳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화분에 있는 박하를 발견한 '제리꼬', 2017.04.14

신이 난 제리꼬는 그 옆에 있는 다른 화분의 조금 다르게 생긴 박하에도 도전한다.
이건 '톡 쏘는' 맛이다.
그런데, 맛이 너무 아프다...  젠장...

초보 뽕쟁이에게 줄멍 선생의 높고도 높은 레벨은 아득하기 만 하다.

박하를 뜯어 먹고 나서 기분이 좋아진 '제리꼬'가 도전한 옆 화분..., 톡 쏘는 맛이 너무 강했던..., 2017.04.14

4. 박하가 없어도 뽕파티를 즐길 줄 아는 서민 고양이 (2018년 3월)

(우리집 고양이 '줄멍'의 일기)

나는 세상에서 가장 잘 생긴 고양이 '줄멍'이다.
그리고, 뽕쟁이이다.

세상에서 가장 잘 생긴 고양이 '줄멍', 2018.02.24

요즈음 내가 마당에 나가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있다.

'줄멍'이 마당에 나가면 박하가 돋아났는지 꼭 살핀다., 2018.02.09(좌), 2018.02.24(우)

바로 요 녀석들이 나왔나 살피는 것이다.
천연 박하이다.

재작년 초봄에 싹이 돋아났을 때의 우리 마당 박하, 2016.04.03

그렇다.
나는 박하향 속에 숨어있는 네페탈락톤(nepetalactone)에 취해 뒹구는 뽕쟁이이다.

박하 향에 취한 '줄멍', 2016.04.10

함께 사는 인간 녀석들은 이 땅의 서민이다.
그들은 내게 개박하(Catnip, 캐트닙, 캣닙)나 개다래나무(Silver vine, 마따따비)를 잘 사주지 않는다.
나는 천연 박하를 구할 수 없는 겨울이 싫다.

하지만 내가 누구냐?
박하가 없어도 파티를 즐길 줄 아는 베테랑 뽕쟁이 고양이 '줄멍'이란 말이다.

취나물, 사진출처 : http://www.lotteimall.com/goods/viewGoodsDetail.lotte?goods_no=1154063754, [농협청과]미각 자극 취나물

꿩 대신 닭이다.
그리고, 박하 대신 취나물이다.
"It's 뽕 party time with lovely 취나물!!!"

취나물 향에 취한 '줄멍', 2018.03.02

서민 고양이 '줄멍'의 취나물 뽕파티, 2018.03.02

봄이 되면, 손자뻘인 '만두 삼 남매'들에게도 뽕파티의 스킬을 전수해야 한다.
지금부터 취나물로 조금씩 준비할 때다.

"두두야, 이리 와 봐라."

'만두 삼 남매' 중 맏이 '두두'도 취나물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2018.03.02

"It's 뽕 party time!," 11개월령 꼬맹이 고양이 '두두', 20180302

취나물 향에 취해버린 '두두', 2018.03.02

이렇게 취나물에 취해 있는 동안에도 봄은 우리에게 한 발자국 더 가까이 오고 있다.


 

링크

1) 캐트닙? 캣닙? 깻잎???, https://blog.naver.com/rombo0/220636537429, 2016.02.24 2) 뽕쟁이 고양이를 위한 계절이 시작되다., https://blog.naver.com/rombo0/220966963108, 2017.03.25 3) 뽕쟁이 고양이에게도 레벨이 있다. - 초보와 베테랑의 차이, https://blog.naver.com/rombo0/220985901270, 2017.04.18 4) 박하가 없어도 뽕파티를 즐길 줄 아는 서민 고양이, https://blog.naver.com/rombo0/221220991285, 2018.03.04